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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함께 창업해야 할까?
공동창업자를 고를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가치관은 같되 역량은 달라야 하는 이유와, 반드시 먼저 해봐야 할 한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Question. 공동창업자를 찾고 있는데, 어떤 사람과 함께해야 할지 기준이 없어요.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좋은 건지, 아니면 나와 다른 사람이 좋은 건지 헷갈려요. 공동창업자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뭔가요?
'잘 맞는 사람'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공동창업자를 찾을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랑 잘 맞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 '잘 맞는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따져보면,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성격이 비슷한 것? 관심사가 같은 것? 일하는 스타일이 유사한 것?
리얼비즌이 수많은 창업팀을 관찰하면서 발견한 것은, '잘 맞는다'는 말 속에 정반대의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같아야 할 것이 있고, 달라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둘을 혼동하면, 팀은 반드시 문제에 부딪힙니다.
같아야 할 것: 문제 의식과 일하는 방식
공동창업자를 만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 같은가. 그 문제의 솔루션이 의미 있다고 동의하는가. 그리고 같이 일해봤을 때, 일하는 방식이 맞는가.
이 세 가지는 비슷할수록 좋습니다. 특히 세 번째 — 일하는 방식의 적합성 — 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간과됩니다.
Amy Edmondson 교수(하버드 경영대학원)는 팀의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를 연구하면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팀원들이 솔직하게 의견을 말하고, 실수를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 이것이 팀의 학습 속도와 혁신 능력을 결정한다."
(출처: Amy Edmondson, 『The Fearless Organization: Creating Psychological Safety in the Workplace for Learning, Innovation, and Growth』, Wiley, 2018)
공동창업자 사이에서 이 심리적 안전감은 더욱 중요합니다.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상대방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을 때 건설적으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가. 실패했을 때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다음 단계를 논의할 수 있는가. 이것들이 가능하려면, 일하는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톤이 맞아야 합니다.
뜻이 비슷하고 의지도 맞는데, 일하는 방식이 맞지 않아서 깨지는 팀이 비일비재합니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호환성의 문제입니다.
달라야 할 것: 역량과 사고방식
반면, 역량적인 측면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과 결합하는 것이 좋습니다.
Shane Snow는 높은 성과를 내는 팀들을 연구하면서, '인지적 다양성(cognitive diversity)'이 팀의 문제 해결 능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 10명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 3명이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다. 다양성이 불편할 수 있지만, 그 불편함이 바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출처: Shane Snow, 『Dream Teams: Working Together Without Falling Apart』, Portfolio/Penguin, 2018)
구체적으로 어떤 다양성이 필요할까요? 내가 디테일을 잘 볼 줄 안다면, 큰 그림을 잘 보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의사결정을 직관적으로 한다면, 논리적으로 깊이 파고드는 사람이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매사에 발산적이고 확장적인 성향의 사람과, 꼼꼼하게 디테일을 챙기는 사람이 함께 있으면 팀의 밸런스가 잡힙니다.
Meredith Belbin 교수(케임브리지 대학교)는 수십 년간의 팀 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팀에는 아홉 가지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모든 역할을 한 사람이 수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팀이 완성됩니다. "팀의 약점은 개인의 약점이 아니라, 누락된 역할에서 온다."
(출처: Meredith Belbin, 『Team Roles at Work』, Routledge, 2010)
핵심은 이것입니다. 우리 팀이 얼마나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가. 같은 역량을 가진 사람이 모이면 겹치는 영역에서는 강하지만, 아무도 커버하지 못하는 빈틈이 생깁니다. 개발자 3명이 모여서 기술적으로 뛰어난 앱을 만들었지만, 비즈니스 관점이 빠져서 아무도 쓰지 않는 '예쁜 쓰레기'가 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같아야 할 것과 달라야 할 것을 정리하면
| 같아야 할 것 | 달라야 할 것 | |
|---|---|---|
| 영역 | 가치관, 문제 의식, 일하는 방식 | 역량, 전문 분야, 사고 스타일 |
| 이유 | 방향을 맞추기 위해 | 빈틈을 메우기 위해 |
| 위험 신호 | 문제 정의에 동의하지 못함,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충돌 | 역량이 겹침, 같은 시각에서만 사고 |
| 판단 방법 | 깊은 대화 + 함께 일해보기 | 각자의 강점 영역 비교 |
가치관이 같은데 역량이 다른 팀은 강합니다. 역량이 같은데 가치관이 다른 팀은 결국 깨집니다.
반드시 먼저 해봐야 할 한 가지: 일을 함께 해보는 것
이 모든 것을 대화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은 대화에서와 일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리얼비즌이 강력히 추천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공동창업을 정식으로 시작하기 전에, 한두 달 정도 실제로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보는 것. 같이 노는 것 말고, 일의 형태를 만들어서 해보는 것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든, 시장 조사든, 프로토타입이든 상관없습니다. 함께 일해보면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가 드러납니다. 마감 압박이 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의견이 충돌할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 자기 영역의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인지.
이 과정 없이 공동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함께 살아보지 않고 결혼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 가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더 해야 합니다. 공동창업자가 영원히 함께 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동창업자의 역할도 변하고, 때로는 성장 속도가 맞지 않아 헤어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프로덕트를 피버팅하듯이 창업 멤버도 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4명으로 시작했다고 이 4명이 끝까지 함께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시장이 바뀌어서, 방향이 달라져서, 성장 속도가 맞지 않아서 — 누군가는 떠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되, 여러 가지를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진행하세요. 공동창업자를 데려오는 것과 나중에 팀원으로 함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공동창업자는 회사의 DNA를 함께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해야 합니다.
같은 문제를 풀고 싶은 사람,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 그리고 함께 일해봤을 때 신뢰가 쌓이는 사람. 이 세 가지를 갖춘 사람을 찾는다면,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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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Amy Edmondson, 『The Fearless Organization』, Wiley, 2018
- Shane Snow, 『Dream Teams: Working Together Without Falling Apart』, Portfolio/Penguin, 2018
- Meredith Belbin, 『Team Roles at Work』, Routledg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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