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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인터뷰 결과가 제각각일 때 첫 번째 솔루션을 정하는 방법
5명의 고객이 5개의 다른 답을 줬다면? 기능 요청 뒤에 숨은 공통 문제를 찾고, 첫 번째 솔루션을 결정하는 기준을 알아봅니다.
Question. 5명의 핵심 고객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고객마다 원하는 해결 방안이 달랐어요. A는 이 기능을, B는 저 기능을 원하고, 심지어 C는 전혀 다른 방향을 제안하더라고요. 어떤 기준으로 '첫 번째 솔루션'을 정해야 할까요?
5명이 같은 답을 했다면, 오히려 의심해야 합니다
고객 인터뷰 후 혼란스러운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오히려 5명이 똑같은 답을 했다면 질문이 너무 유도적이었거나, 표본이 편향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구분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말한 것은 **기능(feature)**입니다. "자동 알림이 있으면 좋겠어요", "엑셀 내보내기가 필요해요", "모바일에서도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각각 다른 기능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 뒤에 공통된 **문제(problem)**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티브 블랭크(Steve Blank)는 고객 개발 방법론의 핵심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고객에게 솔루션을 물으면 각자 다른 답을 한다. 하지만 고객이 겪는 문제를 물으면 패턴이 보인다." — Steve Blank, 『The Four Steps to the Epiphany』, 2005
"자동 알림"과 "엑셀 내보내기"와 "모바일 접근"이라는 세 가지 다른 요청 뒤에, "중요한 정보를 제때 확인하지 못해서 놓치는 일이 반복된다"는 하나의 공통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능이 아니라 문제의 층위에서 패턴을 찾아야 합니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우선순위의 세 가지 축
공통 문제를 찾았다고 해서 답이 바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여전히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이때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세 가지 축이 있습니다.
축 1: 빈도 —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겪는가
5명 중 4명이 언급한 문제와 1명만 언급한 문제의 무게는 다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경고가 있습니다. 5명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표본이 아닙니다. Teresa Torres(『Continuous Discovery Habits』 저자)는 제품 의사결정을 위해 최소 주당 1명, 분기당 12~15명의 고객과 지속적으로 대화할 것을 권장합니다. (출처: Teresa Torres, 『Continuous Discovery Habits』, 2021)
5명의 인터뷰는 시작일 뿐입니다.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15명 이후입니다. 지금의 5명에게서 나온 결과는 가설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축 2: 강도 —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가
같은 문제라도 "있으면 좋겠다" 수준과 "없으면 일이 안 된다" 수준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것을 판단하는 가장 좋은 신호는 고객이 이미 만든 임시방편입니다.
에릭 리스(Eric Ries)의 표현을 빌리면, "고객이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임시 해결책을 만들어 쓰고 있다면, 그건 진짜 문제"입니다.
슬랙(Slack)이 탄생한 배경이 정확히 이것을 보여줍니다.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의 팀은 원래 글리치(Glitch)라는 게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IRC 기반의 임시 도구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메일은 너무 느리고, 기존 메신저는 업무용으로 부적합했기 때문입니다.
게임 프로젝트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그 임시 도구에 대한 팀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이거 없으면 일을 못 하겠다." 버터필드는 그 반응에서 기회를 봤습니다.
"우리가 만든 내부 도구를 다른 팀들도 필요로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겪은 문제는 모든 팀이 겪고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 Stewart Butterfield, 인터뷰, First Round Review
슬랙은 2013년 8월 프리뷰 출시 후, 24시간 만에 8,000팀이 가입했습니다. 6개월 만에 DAU 50만을 넘겼습니다. 고객이 이미 "임시방편을 만들어 쓰고 있던" 문제였기에, 더 나은 솔루션은 폭발적으로 흡수되었습니다. (출처: First Round Review, "From 0 to $1B — Slack's Founder Shares Their Epic Launch Strategy")
여러분의 인터뷰 대상자 중 누군가가 엑셀, 메모장, 카카오톡 등으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미 시도하고 있다면, 그것은 가장 강력한 우선순위 신호입니다.
축 3: 실행 가능성 — 얼마나 빨리 검증할 수 있는가
아무리 빈도가 높고 절실한 문제라도, 구현에 6개월이 걸린다면 첫 번째 솔루션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자원은 유한합니다. 첫 번째 솔루션의 목적은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설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Reid Hoffman(LinkedIn 공동창업자)의 유명한 말이 이 맥락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당신의 제품 v1이 부끄럽지 않다면, 너무 늦게 출시한 것이다." — Reid Hoffman
첫 번째 솔루션은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충분합니다. 빠르게 만들 수 있을 것(2~4주 이내). 핵심 가설을 검증할 수 있을 것. 결과에 따라 방향을 바꿀 여지가 있을 것.
세 축을 종합하는 방법
세 가지 축을 머릿속으로만 저울질하면 주관에 빠지기 쉽습니다. 간단한 프레임워크로 구조화하면 더 명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인터콤(Intercom)이 만든 RICE 프레임워크가 이런 용도로 유용합니다.

| 요소 | 의미 | 측정 방법 |
|---|---|---|
| Reach | 영향받는 고객 수 | 인터뷰에서 언급한 고객 비율 |
| Impact | 영향의 크기 | 3(높음) / 2(중간) / 1(낮음) |
| Confidence | 추정의 확신도 | 100%(데이터 있음) / 80%(감) / 50%(추측) |
| Effort | 구현 노력 | 인-주(person-weeks) |
RICE 점수 = (Reach × Impact × Confidence) / Effort
5명의 인터뷰만으로는 Confidence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점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 비교 도구로 사용합니다. "A안과 B안 중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출처: Intercom, "RICE: Simple prioritization for product managers")
완벽한 선택보다 빠른 학습
한 가지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5명의 인터뷰 결과만으로 완벽한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인터뷰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첫 번째 솔루션은 "정답"이 아니라 "가설"입니다.
Marty Cagan(『Inspired』 저자, Silicon Valley Product Group 파트너)은 이렇게 말합니다.
"제품 발견의 핵심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이다. 첫 번째 제품이 맞을 필요는 없다. 첫 번째 제품이 다음 제품을 알려주면 된다." — Marty Cagan, 『Inspired』, 2017
첫 번째 솔루션을 내놓고, 고객의 반응을 보고, 그 반응에서 다음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 이 순환이 반복될수록 여러분의 제품은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에 가까워집니다.
지금 가진 5개의 서로 다른 답 속에서, 공통된 문제를 찾고, 가장 빈번하고 절실하면서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것 하나를 골라, 만들어보세요.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 과정 자체가 다음 정답에 한 발 더 가까이 데려다줄 것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Steve Blank, 『The Four Steps to the Epiphany』, 2005
- Teresa Torres, 『Continuous Discovery Habits』, 2021
- Stewart Butterfield, First Round Review 인터뷰
- Intercom, "RICE: Simple prioritization for product managers"
- Marty Cagan, 『Inspired: How to Create Tech Products Customers Love』, 2017
- Reid Hoffman, LinkedIn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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