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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원 채용, 언제가 적절한 시기일까요?
채용은 천천히, 해고는 빨리. 첫 직원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데려와야 하는지, 그리고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해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Question. 공동창업자 3명이서 하고 있는데, 일이 너무 많아서 사람을 더 뽑아야 할 것 같아요. 아직 매출이 없는데 직원을 뽑아도 되는 건지 고민이고요. 언제가 적절한 시기인지, 뽑을 때 뭘 봐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넷플릭스 창업자가 '고용은 천천히' 하라고 한 이유
Reed Hastings는 『규칙 없음(No Rules Rules)』에서 한 문장을 남겼습니다. "고용은 천천히 하고, 해고는 빨리 하라." 창업 초기에 이 말이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이 넘치는데 사람이 부족하니, 빨리 한 명이라도 더 데려오고 싶은 게 당연합니다.
(출처: Reed Hastings & Erin Meyer, 『No Rules Rules』, Penguin Press, 2020)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에서 잘못된 한 명의 채용이 만드는 파장은 대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10명짜리 팀에서 한 명이 맞지 않으면 팀의 10%가 문제인 것입니다. 그 한 명이 조직 문화를 흐리거나, 일하는 분위기를 망치면 나머지 9명의 생산성까지 떨어집니다. 그리고 한 번 데려온 사람을 내보내는 것은, 데려오는 것보다 몇 배로 어렵습니다.
첫 번째 전제: 급여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채용 시기를 논하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있습니다. 사람을 고용하려면 급여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이 전제를 간과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급여를 줄 수 있는 상태는 여러 가지 경로로 만들어집니다. 자체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경우, 정부 지원 사업(예비창업패키지 등)을 통해 인건비를 확보한 경우, 초기 투자(엔젤 투자, 시드 라운드)를 받은 경우. 어떤 경로든, 최소 3~6개월 이상의 인건비를 확보한 상태에서 채용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Ben Horowitz(Andreessen Horowitz 공동창업자)는 이를 더 날카롭게 표현합니다. "스타트업에서 현금이 떨어지면 게임 오버다. 채용은 현금을 태우는 가장 큰 결정 중 하나이기 때문에, 반드시 런웨이(자금이 버틸 수 있는 기간)를 계산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
(출처: Ben Horowitz,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 HarperBusiness, 2014)
당장 돈을 못 벌더라도 지분의 일부만으로 문제와 솔루션의 미래를 보고 끝까지 같이 갈 수 있는 사람 — 그것은 직원이 아니라 공동창업자입니다. 직원을 고용하는 것과 공동창업자를 맞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의사결정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채용의 타이밍: '속도가 안 날 때'가 신호입니다
그렇다면 급여를 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정확히 언제 채용해야 할까요?
공동창업자들이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는데, 더 이상 시간을 쓸 수 없고 속도도 나지 않을 때. 한 명이 더 들어오면 속도가 확 날 수 있는 그 지점이 채용의 타이밍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이 있습니다. 대표가 하던 일을 맡기기 위해 사람을 데려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3명이 공동창업을 했다면, 그 3명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데려와야 합니다. 우리 팀에 전혀 없는 역량이 필요한 시점에 한 명씩 데려오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Amazon의 Jeff Bezos가 사용한 "두 개의 피자 규칙"도 같은 맥락입니다. 팀이 피자 두 판으로 식사할 수 없을 만큼 커지면 비효율이 시작된다는 원칙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가능한 한 작은 팀을 유지하면서, 정말로 빠져서는 안 되는 역할이 생겼을 때만 한 명씩 추가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뽑을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
채용을 결정했다면, 몇 가지 현실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반드시 같이 일해보세요. 이력서와 면접만으로는 이 사람이 우리 팀과 맞는지 알 수 없습니다. 뜻이 비슷하고 의지도 맞는데, 일하는 방식이 맞지 않아서 깨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3개월 정도의 수습 기간을 두고, "나는 이 역할을 하고 당신은 이 역할을 하면서 3개월 동안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3개월 후에 맞으면 계속하고, 맞지 않으면 정리하는 것입니다.
모든 내용을 계약서에 쓰세요. 수습 기간이 있다는 것, 수습 후 정규 전환이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업무 범위와 조건 — 이 모든 것을 명확하게 문서화해야 합니다. Stripe의 공동창업자 Patrick Collison은 "초기 스타트업에서 가장 비싼 실수는 구두 약속"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관계가 좋을 때 계약서를 쓰는 것이지, 관계가 나빠진 후에는 이미 늦습니다.
친구가 아니라 같이 일해본 사람을 고르세요. 초기 단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지인 중심으로 뽑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같이 놀기만 한 사람'과 '뭐든 같이 해본 사람'은 다릅니다. 이 사람이 얼마나 일머리가 있는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지, 문제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 이런 것들은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만 알 수 있습니다.
(출처: Patrick Collison, Indie Hackers Interview, 2017)
채용은 가장 어려운 비즈니스 문제 중 하나입니다
조금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면, 채용과 사람에 관한 문제는 정말 풀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HR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큰 비즈니스 시장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을 채용할 때, 그 사람이 얼마나 잘 일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성장을 도울 것인가 — 하나하나가 거대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잘 푼 회사들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능한 한 천천히, 신중하게 데려오되 — 만에 하나 맞지 않았을 때를 대비한 장치를 미리 세팅해두는 것. 이것이 초기 스타트업이 채용 앞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태도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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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Reed Hastings & Erin Meyer, 『No Rules Rules』, Penguin Press, 2020
- Ben Horowitz,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 HarperBusiness, 2014
- Patrick Collison, Indie Hackers Interview,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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