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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직원들이 퇴사하는 진짜 이유
급여를 올려도 사람이 떠난다면, 문제는 돈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에서 직원이 나가는 진짜 이유와 이탈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Question. MCN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데, 요즘 퇴사가 이어지고 있어요. 연봉이 적은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나가는 건지 모르겠어요. 스타트업에서 사람이 떠나는 진짜 이유가 뭔가요?
토스는 8명이었습니다
2015년, 토스는 직원 8명짜리 스타트업이었습니다. 간편 송금이라는 하나의 기능으로 시작한 회사였습니다. 지금은 '네카라쿠베당토'라는 표현이 생길 정도로, 한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수천 명의 직원이 이 회사에서 일하기를 원합니다.
8명에서 수천 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토스를 떠나지 않고 함께한 초기 멤버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남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단순히 급여가 높아서는 아닙니다. 회사가 눈에 보이게 성장했고, 그 성장 안에서 자신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는 스타트업에서 사람이 떠나는 이유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사람이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급여가 아니라, 회사의 성장이 보이지 않을 때입니다.
퇴사의 세 가지 층위
사람이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리얼비즌이 수많은 스타트업을 관찰하며 발견한 패턴은 세 가지 층위로 정리됩니다.
층위 1: 기본 조건의 부재 — "여기서 버틸 수가 없다"
Daniel Pink 교수는 동기부여의 구조를 연구하면서, 핵심적인 구분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요인과, 사람을 떠나게 하는 요인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급여, 근무 환경, 고용 안정성 같은 것들은 그 자체로 동기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부족하면 즉시 불만을 만들어냅니다.
(출처: Daniel Pink, 『Drive: The Surprising Truth About What Motivates Us』, Riverhead Books, 2009)
급여가 시장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거나, 4대 보험조차 제대로 처리되지 않거나, 근무 환경이 지나치게 열악하다면 — 아무리 비전이 좋아도 사람은 떠납니다. 이 조건들은 '충족되면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충족 시 즉시 떠나게 하는 것'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대기업 수준의 급여를 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본 조건 — 합리적인 보상, 투명한 계약, 기본적인 복지 — 은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다음 층위의 논의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층위 2: 성장의 부재 — "이 회사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기본 조건이 갖춰졌다면, 그 다음으로 사람이 떠나는 이유는 성장의 부재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 차원을 모두 포함합니다.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 사실 많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5명일 때 입사했는데 1년 후 50명이 되고, 2년 후 200명이 된다면 — 초기 멤버에게는 더 큰 역할과 책임이 주어집니다. 스톡옵션의 가치도 함께 올라갑니다. 10억 밸류일 때 0.1%의 스톡옵션을 받았다면, 회사가 5,000억이 되었을 때 그 가치는 5억이 됩니다. 이 성장이 눈에 보이면, 떠날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회사의 성장이 정체되면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역할도, 더 큰 책임도, 스톡옵션의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Gallup의 글로벌 직장 조사에 따르면, 직원 이직의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는 급여 수준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의 기회에 대한 인식"이었습니다. 성장 기회가 없다고 느끼는 직원의 이직 의향은 그렇지 않은 직원의 2배 이상이었습니다.
(출처: Gallup, "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2023)
여기서 냉정한 현실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회사가 성장할 때 개인의 성장이 따라가지 못하면, 그 사람이 나가기 싫어도 회사가 내보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모두가 '제너럴리스트'로 일하지만, 회사가 커지면 각 영역에서 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도태됩니다. 이것이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만큼, 사람도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층위 3: 신뢰의 부재 — "이 조직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
회사도 성장하고 개인도 성장하는데, 그래도 사람이 떠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의 원인은 대개 조직 문화와 신뢰의 문제입니다.
Patrick Lencioni는 팀이 무너지는 과정을 연구하면서 다섯 단계의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그 시작점은 항상 '신뢰의 부재'였습니다. "팀원들이 서로에게 취약함을 보일 수 없는 환경, 솔직하게 의견을 말할 수 없는 분위기 — 이것이 팀의 붕괴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출처: Patrick Lencioni, 『The Five Dysfunctions of a Team』, Jossey-Bass, 2002)
의사결정이 불투명하거나, 대표의 소통 방식이 일방적이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 직원들은 마음속으로 이미 떠난 것입니다. 퇴사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실제로 퇴사 의사를 밝히기 훨씬 전에, 그 사람은 이미 조직에 대한 신뢰를 잃은 상태입니다.
MCN의 경우,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신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의 경우, 한 가지 추가적인 맥락이 있습니다.
MCN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MCN의 핵심은 기획력입니다. 다양한 크리에이터를 소속으로 확보하고, 기획을 잘 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로 광고 수익을 얻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인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처럼 한 번 만들어놓으면 추가 비용 없이 확장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회사의 성장 속도가 구조적으로 제한되면, 앞서 이야기한 '성장의 부재'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경영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입니다. 만약 MCN에서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면, 조직 문화를 점검하는 것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성장 가능성을 냉정하게 진단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탈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결국, 스타트업에서 직원 이탈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나입니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
빠르게 성장하면서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들고, 그 안에서 개인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 사람들이 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사람은 떠납니다.
세 가지 층위를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본 조건(급여, 환경, 계약)이 미충족이면 즉시 떠납니다. 기본은 갖춰졌는데 성장이 보이지 않으면,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납니다. 성장도 하고 있는데 조직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마지막까지 버티던 사람도 떠납니다.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면, "왜 나가는가"에 대한 답을 이 세 가지 층위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어느 층위의 문제인지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해결의 첫 걸음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Daniel Pink, 『Drive: The Surprising Truth About What Motivates Us』, Riverhead Books, 2009
- Gallup, "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2023
- Patrick Lencioni, 『The Five Dysfunctions of a Team』, Jossey-Bass,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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