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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기, 창업해도 되는 걸까요?

투자가 줄었다는 뉴스를 보면 불안합니다. 하지만 역사가 보여주는 패턴은 분명합니다. 위기에 시작한 기업이 오히려 강합니다.

2025년 4월 17일리얼비즌9분 읽기

Question. 요즘 투자 시장이 많이 위축되었다는 뉴스를 자주 봐요. 이런 시기에 창업을 시작해도 괜찮은 건가요? 시장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까요?

경기 침체가 창업을 멈춰야 할 이유가 되는 걸까요?

"투자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인데, 시장 상황도 고려해서 창업을 결정해야 하는가?" 실제로 많은 분이 이 질문을 합니다. 뉴스에서 "VC 투자 감소", "스타트업 겨울"이라는 제목을 보면, 지금이 창업할 때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장 상황은 결과론적으로 보고 사업 자체를 할 때는 크게 고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이런 시기야말로 진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 두 가지 관점에서 비교해보겠습니다.

관점 1: "지금은 때가 아니다" — 기다리는 쪽의 논리

기다리는 쪽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투자 환경이 나빠졌으니,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이다. 자금이 없으면 비즈니스를 키울 수 없다.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투자 환경이 좋아지면 그때 시작하자.

이 논리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두 가지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첫째, 투자 환경이 어려운 것과 초기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운 것은 다릅니다. 사실 초기 스타트업은 요즘 그렇게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습니다. 진짜 어려운 것은 시리즈 B 이후입니다. 시리즈 B 이후는 기본적으로 투자 금액이 100억-200억대인데, 이 규모의 투자가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지금 창업을 시작한다면, 열심히 빌드업하고 1년 안에 10-20억 밸류로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시리즈 B까지 가는 데 또 1-2년이 걸리는데, 그때쯤이면 시장 상황이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좋은 때"를 기다리는 동안 시장의 타이밍을 놓칩니다. 비즈니스에서 타이밍은 결정적입니다. 클럽하우스가 코로나라는 환경적 변화와 모바일 소셜 활동 니즈의 증가가 맞아떨어지며 성장한 것처럼, 시장의 변화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2년 후에 투자 환경이 좋아졌을 때 시작하면, 2년 전에 시작한 팀은 이미 고객을 확보하고 프로덕트를 검증한 상태입니다.

관점 2: "지금이 오히려 기회다" — 시작하는 쪽의 논리

Kauffman Foundation의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줍니다. Dane Stangler의 분석에 따르면, Fortune 500 기업 중 절반 이상이 경기 침체기 또는 약세장에서 창업되었습니다. Microsoft(1975년 오일쇼크 직후), Apple(1976년), Airbnb(2008년 금융위기), Uber(2009년), WhatsApp(2009년). 이 기업들은 "경기가 좋아지면 시작하자"라고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출처: Dane Stangler, "The Economic Future Just Happened", Ewing Marion Kauffman Foundation, 2009)

왜 침체기에 시작한 기업이 강한 걸까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돈이 없으니 진짜 비즈니스를 만듭니다. 호황기에는 펀딩으로 성장을 가속하는 전략이 가능합니다.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블리츠스케일링. 하지만 침체기에는 이 전략이 통하지 않습니다. 돈을 태울 수 없으니, 처음부터 고객이 돈을 내는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역설적으로 더 건강한 비즈니스의 기초가 됩니다.

둘째, 경쟁이 줄어듭니다. 침체기에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창업하는 사람이 줄고, 인재를 구하기가 더 쉬워지고, 고객의 관심을 얻기 위한 경쟁도 약해집니다.

셋째, 위기는 새로운 수요를 만듭니다. Andy Grove(Intel 전 CEO)는 이를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이라고 불렀습니다. "전략적 변곡점은 기존의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순간이다. 대부분의 기업에게 이것은 위기다. 하지만 이 변화를 먼저 읽고 적응하는 소수에게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엄청난 기회가 된다."

(출처: Andy Grove, 『Only the Paranoid Survive: How to Exploit the Crisis Points That Challenge Every Company』, Currency Doubleday, 1996)

경기 침체는 기업과 소비자의 행동을 바꿉니다. 비용을 줄이고 싶은 기업, 더 효율적인 솔루션을 찾는 소비자. 이 변화된 수요를 빠르게 포착하는 스타트업에게 침체기는 오히려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거시 환경과 미시 환경을 구분해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거시적 환경과 우리 비즈니스에 직접 영향을 주는 미시적 환경은 다릅니다.

금리 인상이나 투자 시장 위축 같은 거시적 환경은 자금 조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우리의 비즈니스가 실제로 굴러가는 영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미시적 환경입니다. 우리 타겟 고객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경쟁 서비스가 어떤 상태인지, 기술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Carlota Perez(기술 혁명과 금융 자본의 관계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는 이 패턴을 역사적으로 분석합니다. "기술 혁명은 항상 금융 거품과 붕괴를 동반한다. 하지만 거품이 꺼진 후에야 비로소 기술이 실제 경제에 깊이 침투하여 진정한 황금기를 만들어낸다. 인터넷 버블이 꺼진 2001년 이후에 Google, Amazon, Facebook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이 바로 이 패턴이다."

(출처: Carlota Perez, 『Technological Revolutions and Financial Capital: The Dynamics of Bubbles and Golden Ages』, Edward Elgar Publishing, 2002)

2025년 현재, AI라는 기술 혁명이 모든 산업을 바꾸고 있습니다. 거시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이 기술 변화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경기 침체기에 AI를 활용한 효율화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집니다.

기다리는 것의 비용을 계산해보세요

"좋은 때를 기다리겠다"는 결정에도 비용이 있습니다.

1년을 기다리면, 1년간의 고객 검증, 프로덕트 이터레이션, 팀빌딩 경험을 놓칩니다. 같은 문제를 발견한 다른 팀은 그 1년 동안 앞서 나갑니다. 시장의 변화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빌드업하고 한 1년 안에 10-20억 밸류로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 시리즈까지는 또 1년 가량 걸립니다. 그렇게 시리즈 B까지 가는 기간을 생각해보면, 그때는 투자 환경이 회복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지금 시작하든 1년 후에 시작하든, 큰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서의 환경은 비슷할 수 있는데, 1년이라는 선발 이점을 버리는 셈입니다.

침체기일수록, 진짜 비즈니스를 만드는 기회입니다

거시적 환경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타겟팅하는 시장의 변화를 먼저 보면서 그 흐름을 빨리 선점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경기가 좋을 때 펀딩 베이스로 성장하는 것보다, 경기가 어려울 때 진짜 고객이 돈을 내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이 더 탄탄한 기반이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펀딩 베이스가 아니라 진짜 비즈니스를 탄탄하게 만들고, 고객을 확보하며 성장해나가시길 권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기회일 수 있습니다. AI 도구의 발전으로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검증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투자 환경이 아니라, 여러분의 비즈니스가 고객의 문제를 풀고 있느냐가 더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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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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