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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했는데 성과가 안 나요. 버티는 게 의미 있을까요?
스타트업의 90%가 실패합니다. 하지만 그 실패의 상당수는 '포기'가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의 고집'에서 옵니다. 버텨야 할 때와 방향을 바꿔야 할 때, 그 기준은 명확합니다.
Question.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었는데,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어요. 주변에서는 "원래 3년은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대로 버티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포기하자니 아깝고, 계속하자니 확신이 없어요.
스타트업의 72%는 3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아닙니다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데이터에 따르면, 신규 사업체의 약 20%가 1년 안에 실패하고, 약 45%가 5년 안에 문을 닫습니다. 스타트업으로 좁히면 이 수치는 더 가혹해집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기업들 중에서도, 초기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수익을 만들어내는 비율은 30%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 숫자를 보면, "1년 했는데 성과가 없다"는 것은 비정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상입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처음부터 돈을 벌지 못합니다. 제품을 만드는 데 돈이 들고, 고객을 데려오는 데 돈이 들고, 고객이 실제로 돈을 지불하기까지는 또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여기서 역설이 있습니다. "3년은 해야 한다"는 말이 맞는 동시에, 위험하기도 합니다. 맞는 이유는, 실제로 고객과 시장을 정확히 캐치한 팀이 PMF(Product-Market Fit)를 찾기까지 보통 3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위험한 이유는, 이 말이 '방향이 틀려도 3년은 버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티는 것'과 '고집하는 것'은 다릅니다
Seth Godin(마케터, 작가)은 이 차이를 정확히 구분합니다. 그의 저서 『The Dip』에서 이렇게 분석합니다.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차이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올바른 것에서 버티고, 잘못된 것은 빠르게 그만두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된 것에서 너무 오래 버티거나, 올바른 것에서 너무 빨리 포기한다. 둘 다 치명적이다."
(출처: Seth Godin, 『The Dip: A Little Book That Teaches You When to Quit』, Portfolio, 2007)
이 말을 스타트업에 대입하면 명확해집니다. "버텨야 한다"의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버티는 것이 의미 있으려면, 버티는 방향에 고객이 있어야 합니다.
1년을 운영하면서 다음과 같은 신호가 있다면, 그것은 '아직 시간이 부족한 것'입니다. 고객이 제품을 쓰고 있고, 소수라도 반복적으로 돌아오는 사용자가 있다. 유료 전환까지는 아니지만, 고객이 "이 기능이 되면 돈을 내겠다"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준다.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방향 자체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이런 경우라면 버텨야 합니다. 고객을 1명에서 10명으로, 10명에서 100명으로 만드는 과정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반대로, 이런 신호가 있다면 '방향 자체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고객을 데려왔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 무료로 써달라고 해도 관심이 없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고객에게는 문제가 아니다. 이런 경우에 3년을 버티는 것은 인내가 아니라, 시간의 낭비입니다.
고집과 인내를 구분하는 기준 — '고객이 말하고 있는가'
Angela Duckworth(펜실베이니아대학 심리학 교수)는 『Grit』에서 장기적 끈기의 힘을 실증적으로 분석합니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높은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위 목표(top-level goal)에 대한 헌신과 하위 목표(low-level goal)의 유연한 수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입니다.
"끈기는 맹목적으로 같은 전략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최종 목표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면서,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은 끊임없이 수정하는 것이다. 방법에 대한 유연성과 목표에 대한 일관성. 이 둘의 조합이 진정한 끈기다."
(출처: Angela Duckworth,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 Scribner, 2016)
스타트업에서 '상위 목표'는 '이 고객의 이 문제를 해결한다'입니다. '하위 목표'는 '이 제품, 이 기능, 이 방식으로 해결한다'입니다. 1년이 지났는데 성과가 없다면,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상위 목표가 틀린 것인가, 하위 목표가 틀린 것인가.
고객의 문제 자체는 존재하는데 우리의 솔루션이 맞지 않는 것이라면, 솔루션을 바꾸면 됩니다. 이것이 피봇(pivot)입니다. 하지만 고객의 문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솔루션을 아무리 바꿔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시장 자체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보통 고객과 시장을 정확히 캐치한 팀은 3년 정도 했을 때 PMF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것의 전제는 '고객을 정확히 정의했을 때'입니다. 정말 확실한 고객이 있다면, 고객을 데려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버티는 게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면, 3년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1년의 시간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
Randy Komisar(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리스트, 전 LucasArts CEO)는 스타트업의 생존과 방향 전환에 대해 독특한 프레임을 제시합니다. "모든 스타트업은 두 가지 자원을 가지고 시작한다. 돈과 시간이다. 돈이 떨어지기 전에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창업자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시간은 돈보다 더 빨리 소진된다.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지 않고 보내는 매달은, 은행 잔고에서 빠져나가는 돈보다 더 큰 비용이다."
(출처: Randy Komisar, 『The Monk and the Riddle: The Art of Creating a Life While Making a Living』,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2001)
1년이라는 시간은 짧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확인하지 못할 만큼 짧지는 않습니다. 1년이면 최소한 이것들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진짜 존재하는가. 고객을 만나보았는가. 고객이 이 문제 때문에 실제로 고통받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고객은 문제로 느끼지 않는가.
우리의 솔루션에 고객이 반응하는가. 프로토타입이든 MVP든, 고객에게 보여줬을 때 반응이 있는가. "좋네요"가 아니라, "이거 언제 나와요?" 혹은 "돈 내고 쓸 수 있어요?"라는 반응이 있는가.
반복 사용이 일어나는가. 한 번 쓰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고객이 있는가. 규모가 작더라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이 있다면 그것은 PMF의 초기 신호입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면, 1년의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을 뿐, 진전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 가지 모두에서 아무런 신호가 없다면, "3년은 해야 한다"는 말에 기대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위험합니다.
버티되, 눈을 뜨고 버텨야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스타트업에서 1년은 짧습니다. 성과가 나지 않는 것 자체는 비정상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초기 1-2년은 투자 기간입니다.
하지만 '버티는 것'의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고객이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반응해야 합니다. 반응의 크기는 작아도 됩니다. 방향은 맞되, 속도가 느린 것이라면 버텨야 합니다. 하지만 방향 자체가 틀린 것이라면, 빠르게 수정하는 것이 진짜 용기입니다.
"3년은 해야 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고객을 정확히 정의한 팀이 PMF를 찾기까지 3년 정도 걸린다"입니다. 고객 정의 없이 3년을 버티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일 처음부터 고객을 잘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년이 지났다면, 지금 다시 물어보세요.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그 고객이 우리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가." 그 답이 명확하다면 — 버티세요. 반드시 결과가 옵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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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Seth Godin, 『The Dip: A Little Book That Teaches You When to Quit』, Portfolio, 2007
- Angela Duckworth,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 Scribner, 2016
- Randy Komisar, 『The Monk and the Riddle: The Art of Creating a Life While Making a Living』,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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