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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타트업의 KPI,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KPI를 '매출'로 잡는 순간 팀 전체가 길을 잃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진짜 의미 있는 지표는 무엇이고, 가설 검증 단계에서는 어떤 숫자를 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2024년 5월 30일리얼비즌7분 읽기

Question. KPI를 설정하라고 하는데, 아직 매출도 없는 초기 단계에서 뭘 측정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일단 매출을 KPI로 잡으면 안 되는 건가요? 가설 검증 단계에서 어떤 지표를 봐야 의미가 있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매출'과 'KPI'는 왜 다른 것일까요?

많은 초기 스타트업이 KPI를 설정하라는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매출'을 적습니다. 직관적으로 이해됩니다. 비즈니스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니까, 매출이 핵심 지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출은 결과입니다. 결과를 KPI로 잡으면, 그 결과가 왜 좋아졌는지, 왜 나빠졌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이번 달 매출이 떨어졌다고 합시다. 왜 떨어졌을까요? 신규 고객이 줄었는지, 기존 고객이 이탈했는지, 객단가가 낮아졌는지 — 매출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원인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는 이름 그대로 '핵심 성과 지표'입니다. 비즈니스가 작동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구체적인 지표들로 설정해야 합니다. '고객의 획득 속도', '일별 활성화 고객 수', '주간 재방문율' — 이런 것들이 KPI입니다. 매출은 이 KPI들이 잘 작동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최종 결과입니다.

허영 지표 vs 실행 지표: 어떤 숫자를 봐야 하는가

KPI 설정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보기에는 좋지만, 실질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숫자를 추적하는 것입니다.

Alistair Croll과 Benjamin Yoskovitz는 『Lean Analytics』에서 이를 "허영 지표(Vanity Metrics)"와 "실행 지표(Actionable Metrics)"로 구분했습니다. 허영 지표는 숫자가 올라가면 기분은 좋지만, 그 숫자를 보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지표입니다. 실행 지표는 숫자를 보고 구체적인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출처: Alistair Croll & Benjamin Yoskovitz, 『Lean Analytics』, O'Reilly Media, 2013)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번 달 앱 다운로드 수 1만 건." 좋은 숫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1만 명 중 다음 주에도 앱을 여는 사람이 500명뿐이라면, 다운로드 수는 허영 지표입니다. 반면 "첫 주 재방문율 30%"라는 숫자는 실행 지표입니다. 이 숫자가 낮다면 온보딩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허영 지표와 실행 지표를 구분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이 숫자를 보고 "그래서 우리가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면 실행 지표이고, 답할 수 없으면 허영 지표입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하나의 지표'에 집중하세요

그렇다면 초기 스타트업은 몇 개의 KPI를 가져야 할까요?

Sean Ellis(Growth Hacking의 창시자)는 초기 스타트업에게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라는 개념을 제안합니다. 모든 팀원이 바라보는 하나의 핵심 지표를 정하라는 것입니다. 이 하나의 지표가 개선되면 비즈니스 전체가 좋아지고, 이 지표가 악화되면 비즈니스 전체가 위험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상태. 그것이 초기 스타트업에서 KPI가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출처: Sean Ellis & Morgan Brown, 『Hacking Growth』, Currency, 2017)

Airbnb의 초기 북극성 지표는 '예약된 숙박 일수'였습니다. Facebook의 초기 지표는 '10일 안에 친구 7명 추가'였습니다. 이 지표들의 공통점은, 고객이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경험했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지표를 10개 만들면 아무것도 관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초기에는 우리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하나의 지표를 찾고, 그것을 개선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가설 검증 단계의 지표는 조금 다릅니다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아직 제품이 출시되기 전, 가설을 검증하는 단계에서의 지표는 성장 단계의 KPI와 성격이 다릅니다.

가설 검증 단계에서는 실험을 통해 확인하려는 구체적인 질문이 지표의 역할을 합니다. "이 고객군이 이 문제를 정말 겪고 있는가?" —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인터뷰 10건을 진행하고, 그중 7명 이상이 동일한 문제를 언급하는지를 봅니다. "고객이 이 솔루션에 돈을 낼 의향이 있는가?" — 랜딩페이지를 만들어 사전 등록 전환율이 5%를 넘는지 확인합니다.

John Doerr(Kleiner Perkins의 전설적 벤처 투자자)는 이를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프레임워크로 설명합니다. 목표(Objective)가 "우리 고객의 핵심 문제를 검증한다"라면, 핵심 결과(Key Result)는 "타겟 고객 15명 인터뷰 완료, 그중 10명 이상이 동일 문제 언급"처럼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설정하면 실험이 끝났을 때, 가설이 검증되었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출처: John Doerr, 『Measure What Matters』, Portfolio/Penguin, 2018)

정리하면

KPI를 '매출'로 잡는 것은,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면서 매일 체중계만 올라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체중이라는 결과 뒤에는 식단, 운동량, 수면 같은 실행 지표가 있고, 이것들을 관리해야 체중이라는 결과가 따라옵니다.

초기 스타트업이 KPI를 설정할 때 기억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매출 같은 결과 지표가 아니라, 비즈니스 과정의 구체적인 지표를 설정하세요. 둘째, 허영 지표가 아니라, 보고 나서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실행 지표를 고르세요. 셋째, 초기에는 하나의 북극성 지표에 집중하세요.

가설 검증 단계라면, 실험을 통해 확인하려는 구체적인 숫자를 미리 정해두세요. 그 숫자가 곧 여러분의 KPI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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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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