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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십, 언제 누구와 맺어야 할까요?
혼자 다 할 수 없으니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하는데, 누구와 언제 맺어야 할까요? 파트너십의 두 가지 유형과 판단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Question. 개발도 외주를 줘야 하고, 디자인도 외부에 맡겨야 하는데, 파트너십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파트너십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이 있나요? 파트너십을 맺고 끊는 판단은 어떻게 내리면 좋을까요?
애플은 폭스콘 없이 아이폰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아이폰을 직접 만들지는 않습니다. 설계와 소프트웨어는 애플이 하고, 제조는 폭스콘(Foxconn)이 합니다. 이 파트너십은 2007년 첫 아이폰 출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플이 제조 역량을 내재화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것이 애플의 핵심 경쟁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면, 테슬라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관행과 달리, 테슬라는 배터리 생산부터 차량 조립까지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추구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속도를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선택은 초기에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요구했지만, 장기적으로 테슬라만의 제조 경쟁력을 만들어냈습니다.
같은 '기술 기업'이지만, 파트너십에 대한 접근이 완전히 다릅니다. 애플은 핵심이 아닌 것을 외부에 맡겼고, 테슬라는 핵심이 될 것을 내부에 가져왔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파트너십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 파트너십이 정말 필요한가?
파트너십을 고민하기 전에, 한 발 물러서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파트너십 자체가 우리에게 필요한가?'
모든 스타트업이 파트너십을 맺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리소스만으로 다 하지 못할 때, 그때 비로소 파트너십이 선택지가 됩니다. 문제는 많은 초기 창업자들이 이 순서를 뒤집는다는 것입니다. "파트너를 찾아야 해"가 먼저이고, "왜?"는 나중입니다.
Ron Adner 교수(다트머스 경영대학원)는 혁신이 단독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파트너십의 본질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혁신의 성패는 혁신 자체의 품질이 아니라, 그 혁신이 의존하는 생태계의 준비 상태에 달려 있다. 파트너십은 자원이 부족해서 맺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 관점이 없으면, 기술은 훌륭하지만 시장에 도달하지 못하는 혁신이 된다."
(출처: Ron Adner, 『The Wide Lens: What Successful Innovators See That Others Miss』, Portfolio, 2012)
이것을 초기 스타트업의 맥락으로 번역하면,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이 일을 우리가 직접 해야 하는가, 아니면 외부에 맡겨도 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무엇이 우리의 핵심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알아야 합니다.
두 가지 파트너십: 내재화형 vs 지속형
스타트업의 파트너십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이 구분을 이해하면, 언제 맺고 언제 끊어야 하는지가 명확해집니다.
내재화형 파트너십 — 배우고 가져오기 위한 관계
외주 개발이 대표적입니다. 지금은 내부에 개발 역량이 없어서 외부에 맡기지만, 궁극적으로는 내부에 개발자를 채용하고 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이 목표인 경우. 이런 파트너십은 처음부터 '끝'을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합니다.
내재화형 파트너십에서 중요한 것은, 파트너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않는 것입니다. 내부에 최소한 한 명, 가능하면 코파운더급으로, 파트너의 영역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개발 외주를 준다면, 직접 코딩을 못 하더라도 서비스 기획 관점에서 "이 기획이 기술적으로 타당한가", "이 견적이 합리적인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파트너십이 학습의 기회가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파트너에게 종속되는 관계가 됩니다.
| 내재화형 파트너십 | 지속형 파트너십 | |
|---|---|---|
| 목적 | 역량을 배우고 내부로 가져오기 | 핵심이 아닌 영역을 지속적으로 위탁 |
| 기간 | 한시적 (내재화 완료 시 종료) | 장기적 (비즈니스 존속 동안 유지) |
| 예시 | 외주 개발, 초기 디자인 외주 | 제조 위탁, 물류 파트너, 회계 |
| 핵심 질문 | "언제까지 내부에 가져올 것인가?" | "이 파트너가 우리의 품질을 유지하는가?" |
| 위험 | 파트너 종속, 학습 없는 위탁 | 품질 통제 상실, 비용 고착화 |
지속형 파트너십 — 함께 가기 위한 관계
화장품 스타트업의 제조 위탁(OEM/ODM), 커머스 스타트업의 물류 파트너, 모든 스타트업의 회계사무소. 이런 파트너십은 끊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좋은 파트너를 찾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Ben Thompson(Stratechery 창업자)은 기업의 가치 사슬에서 어떤 부분을 직접 하고 어떤 부분을 외부에 맡기느냐가 전략의 핵심이라고 분석합니다. "모든 것을 직접 하려는 기업은 모든 것을 중간 수준으로 하게 된다. 가장 강력한 기업은 자신이 최고인 영역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그 영역에서 최고인 파트너에게 맡긴다."
(출처: Ben Thompson, "Aggregation Theory", Stratechery, 2015)
초기 스타트업에게 이것은 특히 중요합니다. 리소스가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모든 것을 직접 하려는 시도는 핵심 역량의 개발을 늦춥니다.
파트너십을 끊어야 할 때
파트너십을 맺는 것보다 끊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특히 관계가 오래될수록, 그리고 의존도가 높을수록 그렇습니다. 하지만 맞지 않는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비용은 끊는 비용보다 거의 항상 큽니다.
Verne Harnish(Gazelles 창업자, EO 공동창업자)는 스케일업 과정에서 파트너십의 재평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 "성장하는 기업이 가장 자주 실수하는 것은, 초기에 도움이 되었던 파트너십을 성장 후에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회사가 변하면 필요한 파트너도 변한다. 파트너십은 정기적으로 재평가해야 하며, '관성'으로 유지하는 것은 비용이다."
(출처: Verne Harnish, 『Scaling Up: How a Few Companies Make It...and Why the Rest Don't』, Gazelles Inc., 2014)
내재화형 파트너십의 경우, 끊는 시점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내부 역량이 파트너의 수준에 도달했을 때. 외주 개발을 예로 들면, 내부 개발자가 합류하여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을 때가 전환 시점입니다.
지속형 파트너십의 경우, 끊어야 할 신호는 다릅니다. 품질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 비용 구조가 합리적이지 않게 되었을 때.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파트너가 우리의 성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할 때. 초기에는 충분했던 제조 파트너가, 주문량이 10배로 늘었을 때 납기를 맞추지 못한다면 — 그것은 파트너를 바꿔야 할 시점입니다.
꿀팁 하나: 회계사무소를 활용하세요
파트너십의 맥락에서 한 가지 현실적인 팁을 드립니다.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맺어야 할 지속형 파트너십 중 하나는 회계사무소입니다.
4대보험 신고, 급여 체계, 세무 신고 — 이런 일들을 대표가 직접 하면, 핵심 비즈니스에 쓸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월 10여만 원이면 다 처리해주는 회계사무소에 맡기세요. 다만, 처음 한두 번은 직접 해보시길 권합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프로세스인지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어야, 회계사무소가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모든 파트너십의 원칙입니다. 맡기되, 이해는 하고 있어야 합니다. 완전히 모르는 채로 맡기면, 파트너십이 아니라 종속이 됩니다.
AI 시대의 새로운 선택지: 파트너십 없이 가능한 것들
2024~2025년 시점에서, 파트너십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AI 디자인 도구, AI 코딩 도구, 노코드 플랫폼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반드시 외부 파트너가 필요했던 영역을 내부에서 직접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McKinsey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AI 도구를 도입한 스타트업의 약 65%가 외부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다고 응답했습니다. 디자인 초안, 프로토타입 개발, 콘텐츠 제작 — 이런 영역에서 AI가 초기 수준의 산출물을 빠르게 만들어주면서, '외주를 줄 것인가 말 것인가'의 기준선이 달라진 것입니다.
(출처: McKinsey & Company, "The State of AI in Early 2024", McKinsey Global Survey, 2024)
하지만 이것은 "파트너십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 — 전문적인 제조, 법률, 규제 대응, 고객 네트워크 — 에서의 파트너십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달라진 것은, 어떤 영역에서 파트너가 필요한지의 경계가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핵심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파트너십은 '혼자 못하니까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핵심이 아닌 영역을 전문가에게 맡기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파트너십을 고민할 때, 먼저 이 질문에 답하세요.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직접 해야 하는 일인가?" 반드시 직접 해야 한다면, 지금은 파트너의 도움을 받되 결국 내재화하세요. 직접 할 필요가 없다면, 그 영역의 최고 파트너를 찾아 장기적으로 함께하세요.
그리고 어떤 유형의 파트너십이든, 내부에 그 영역을 이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맡기되 이해하는 것. 이것이 파트너십과 종속의 차이입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Ron Adner, 『The Wide Lens』, Portfolio, 2012
- Ben Thompson, "Aggregation Theory", Stratechery, 2015
- Verne Harnish, 『Scaling Up』, Gazelles Inc., 2014
- McKinsey & Company, "The State of AI in Early 2024", McKinsey Global Survey, 2024
- Apple-Foxconn 파트너십 사례, Tesla 수직 통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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