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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술은 훌륭한데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수익 모델이 보이지 않나요? 기술과 비즈니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Question.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걸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기술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가 되는 거 아닌가요? 기술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궁금합니다.
뤼이드(Riid)의 AI는 어떻게 '산타토익'이 되었을까
뤼이드는 AI 기술로 유명한 한국의 에듀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학습 패턴을 분석하는 AI 알고리즘입니다. 토익 시험은 객관식이고, 사람마다 자주 틀리는 유형이 있습니다. 뤼이드의 AI는 개인이 문제를 풀고 학습하는 패턴을 학습하여, 맞춤형 문제를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산타토익'이라는 제품이 되었고, B2C 모델로 수백만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토익 학습'이라는 구체적인 문제에 적용하고, 사용자가 돈을 내고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든 것이 비즈니스의 핵심이었습니다.
같은 시기, Eightfold AI라는 미국 회사는 비슷한 종류의 AI 기술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활용했습니다. 기업의 채용과 인력 배치에 AI를 적용하는 B2B 모델을 만든 것입니다. 같은 AI 기술이라도,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누구를 고객으로 삼고, 어떻게 프로덕트화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가 됩니다.
이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많은 기술 기반 창업자들이 빠지는 함정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술을 만들면, 비즈니스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이것은 착각입니다.
기술은 비즈니스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이 자동으로 수익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기술과 비즈니스 사이에는 넘어야 할 간극이 있습니다.
Geoffrey Moore는 이 간극을 '캐즘(Chasm)'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기술 애호가와 초기 수용자 사이의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거대한 골짜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기술 기업이 캐즘에서 사라진다. 기술적으로 우월한 제품이 시장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을 고객의 문제 해결로 번역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고객은 기술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사는 것이다."
(출처: Geoffrey Moore, 『Crossing the Chasm: Marketing and Selling Disruptive Products to Mainstream Customers』, Harper Business, 3rd ed., 2014)
이것을 스타트업의 맥락으로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AI의 정확도가 95%입니다"라는 것은 기술의 이야기입니다. "이 AI를 쓰면 토익 점수가 평균 150점 오릅니다"라는 것은 비즈니스의 이야기입니다. 고객이 지갑을 여는 것은 후자입니다.
기술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가는 세 가지 질문
기술을 비즈니스로 전환하기 위해,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첫째, 이 기술이 해결하는 구체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AI 기술이 있다"는 것은 출발점이 아닙니다. "이 AI가 누구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출발점입니다. 뤼이드의 경우, "토익 준비생이 자신의 약점을 모른 채 비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Eightfold의 경우, "기업이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드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둘째, 누가 돈을 내는가? 같은 기술로도 B2C(개인 사용자가 지불)와 B2B(기업이 지불) 모델이 가능합니다. 뤼이드는 개인 학습자가 구독료를 내는 B2C 모델을, Eightfold는 기업이 SaaS 이용료를 내는 B2B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누가 돈을 내느냐에 따라 제품의 설계, 마케팅 방식, 가격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셋째, 이 기술은 반복 가능한 수익을 만들 수 있는가? 한 번 팔고 끝나는 것인가, 아니면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인가. 구독 모델, 사용량 기반 과금, 라이선스 모델 등 다양한 수익 구조가 가능합니다. 기술의 특성에 맞는 수익 모델을 설계해야 합니다.
'기술의 저주'에 빠지지 마세요
기술에 자신이 있는 창업자일수록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기술을 더 완벽하게 만드는 데 모든 시간을 쏟고, 정작 고객에게 가는 것을 미루는 것입니다.
Mariana Mazzucato 교수(UCL 혁신경제학)는 기술과 시장의 관계를 연구하면서, 기술 중심 사고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혁신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경제적 가치로 전환될 때 발생한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기술 기업들은 기술적으로 가장 우월한 기업이 아니라, 기술을 시장의 요구에 가장 잘 맞춘 기업이었다."
(출처: Mariana Mazzucato, 『The Entrepreneurial State: Debunking Public vs. Private Sector Myths』, Anthem Press, 2013)
기술의 완성도를 80%에서 95%로 올리는 데 6개월을 쓰는 것보다, 80%의 기술로 고객 앞에 가서 "이것이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주나요?"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고객의 반응이 없으면, 95%의 기술도 의미가 없습니다. 고객의 반응이 있으면,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술을 개선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같은 기술, 다른 비즈니스
Rita McGrath 교수(컬럼비아 경영대학원)는 기술을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가장 큰 실수는 하나의 기술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만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같은 기술이라도 어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가 된다. 비즈니스 모델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며, 여러 가설을 빠르게 테스트하는 것이 핵심이다."
(출처: Rita McGrath, 『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How to Keep Your Strategy Moving as Fast as Your Business』,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3)
여러분의 기술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 최소 세 가지 이상의 시나리오를 그려보세요. B2C로 개인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도 있고, B2B로 기업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도 있고, API 형태로 다른 서비스에 기술을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각 시나리오에서 누가 돈을 내는지, 얼마를 낼 수 있는지, 시장 규모가 어떤지를 비교해보면, 가장 현실적인 경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라면, 수익 모델의 선택지가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토큰 기반 과금(사용량에 따라 과금), API-as-a-Service(다른 서비스에 AI 기능을 공급), 파인튜닝된 모델 판매, 또는 AI를 내장한 SaaS 구독 모델 등. Andreessen Horowitz의 분석에 따르면, AI 네이티브 기업들은 전통적인 SaaS보다 다양한 가격 구조를 실험하고 있으며, 사용량 기반 과금이 고정 구독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출처: Andreessen Horowitz, "The New Economics of AI Companies", a16z Blog, 2024)
기술이 핵심이되, 기술만으로는 안 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좋은 기술은 스타트업의 강력한 기반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자동으로 비즈니스가 되지는 않습니다. 기술과 비즈니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 —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누가 돈을 내는가, 어떤 수익 구조인가 — 이것이 기술을 비즈니스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기술을 더 완벽하게 만드는 것에 매몰되지 마세요. 기술을 고객 앞에 가져가세요. 고객이 돈을 내고 쓸 만한 가치를 느끼는 순간, 그때 비로소 기술이 비즈니스가 됩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Geoffrey Moore, 『Crossing the Chasm』, Harper Business, 2014
- Mariana Mazzucato, 『The Entrepreneurial State』, Anthem Press, 2013
- Rita McGrath, 『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3
- Andreessen Horowitz, "The New Economics of AI Companies", a16z Blog, 2024
- 뤼이드(Riid) 산타토익 사례, Eightfold AI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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