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faq
스타트업 하다가 망하면 어떡하죠?
스타트업의 90%는 실패합니다. 하지만 '실패'는 끝이 아닙니다. 제대로 창업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다른 어떤 경험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역량이 축적됩니다.
Question. 창업에 관심이 있는데, 솔직히 무서워요. 스타트업이 잘 안 되면 어떡하죠? 플랜 B 같은 게 있나요? 창업 실패 후에도 괜찮은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슬랙(Slack)의 창업자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두 번 실패했습니다
2002년,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Game Neverending'이라는 온라인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게임은 망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안에서 사진을 공유하는 기능이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 기능을 떼어내서 만든 것이 플리커(Flickr)입니다. 야후에 인수되었습니다.
2009년, 버터필드는 다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Glitch'라는 게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망했습니다. 하지만 팀 내부에서 사용하던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제품으로 만든 것이 슬랙(Slack)입니다. 2019년 상장, 2021년 세일즈포스에 약 30조 원에 인수되었습니다.
두 번의 '실패'가 두 번의 거대한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모든 실패가 이렇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스타트업의 실패는 '끝'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이라는 것입니다.
실패가 두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 하지만 생각보다 덜 무섭습니다
스타트업이 망하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답은 이것입니다. 취업합니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이렇게 말하면 허무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결국 다시 취업이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역설이 있습니다. 창업을 제대로 경험한 사람의 취업과, 특별한 고민 없이 전공 공부만 해서 취업하는 사람의 취업은 완전히 다릅니다.
Whitney Johnson(혁신 전략가, 전 Harvard Business School 이노베이션 펠로우)은 커리어 성장의 구조를 'S커브' 이론으로 분석합니다. "사람의 성장은 S자 곡선을 따른다. 초기에는 어색하고 느리지만, 임계점을 넘으면 가파르게 성장하고, 정점에서는 다시 정체된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은 정점에서 안주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자신을 새로운 S커브의 바닥으로 던진다. 스타트업 창업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자기 파괴적 도전이다. 그래서 이 경험을 한 사람은 다른 어떤 환경에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다."
(출처: Whitney Johnson, 『Disrupt Yourself: Master Relentless Change and Speed Up Your Learning Curve』, Bibliomotion, 2015)
왜 창업 경험자가 다른가. 일반적인 대기업 조직은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그 시스템 안에서 주어진 역할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고객을 직접 정의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검증하고, 솔루션을 만들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전 과정을 경험합니다. 이 경험이 있으면 기획을 하든, 프로덕트를 만들든, 마케팅을 하든, 모든 과정에 그 역량을 녹여낼 수 있습니다.
'사장 놀이'와 '창업'은 다릅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경험이 가치 있으려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굉장히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장 놀이 하지 말아라." 법인만 만들면 누구나 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장은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인의 대표가 되어서 '대표 놀이'를 하는 것과, 실제로 팀과 함께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을 만족시키면서 수익화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Matthew Syed(저널리스트, 성과 심리학 연구가)는 실패로부터의 학습이 가치 있으려면 조건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실패 자체가 학습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실패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음 실험에 반영하는 과정이 학습을 만든다. 항공 산업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산업이 된 것은 실패가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실패를 빠짐없이 기록하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실패하는 것'이 핵심이다."
(출처: Matthew Syed, 『Black Box Thinking: Why Most People Never Learn from Their Mistakes—But Some Do』, Portfolio, 2015)
제대로 창업을 한다는 것은 이런 뜻입니다. 한 명의 고객을 데려오기 위해 온갖 방법을 시도하는 것. 급여를 줄 돈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설득해서 데려오는 것. 고객에게 제품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 이 과정 하나하나가 다른 어떤 경험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역량이 됩니다.
실패한 창업자가 오히려 환영받는 이유
Tina Seelig(스탠포드대학 경영과학·공학과 교수)은 실패 경험의 가치를 분석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실패한 창업자가 환영받는 것은 단순히 '문화'의 문제가 아니다.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창업을 경험한 사람은 불확실성 속에서 의사결정하는 능력, 제한된 자원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 그리고 고객의 언어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어떤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가르칠 수 없는,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되는 역량이다."
(출처: Tina Seelig, 『What I Wish I Knew When I Was 20: A Crash Course on Making Your Place in the World』, HarperOne, 2009)
여러분이 창업을 제대로 경험했다면 — 고객을 직접 만나고,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만들고, 시장에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 그 경험은 취업 시장에서 엄청난 차별점이 됩니다. 기업들이 찾는 것은 시스템 안에서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타트업, 테크 기업,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에서는 창업 경험자를 적극적으로 찾습니다. 고객 중심 사고, 빠른 실행력, 불확실성에 대한 내성. 이것들은 창업을 경험하지 않으면 기르기 어려운 역량입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취업이냐 창업이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앞으로 내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이것이 본질입니다.
창업은 성장의 한 가지 경로입니다. 가장 빠르고 강렬한 경로 중 하나입니다. 성공하면 물론 좋겠지만,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것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고객을 이해하는 능력, 불확실성 속에서 판단하는 능력, 제한된 자원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 이것들은 평생 여러분의 자산이 됩니다.
여러분의 창업 경험은 굉장히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겁니다. 스타트업이 생각만큼 잘 안 되더라도, 그 시간을 제대로 보냈다면 어디서든 환영받는 인재가 될 겁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하나쯤 있으면 두려울 게 없는 든든한 내 편이 되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자료
- Whitney Johnson, 『Disrupt Yourself: Master Relentless Change and Speed Up Your Learning Curve』, Bibliomotion, 2015
- Matthew Syed, 『Black Box Thinking: Why Most People Never Learn from Their Mistakes—But Some Do』, Portfolio, 2015
- Tina Seelig, 『What I Wish I Knew When I Was 20: A Crash Course on Making Your Place in the World』, HarperOne, 2009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관련 글
전체 보기 →비즈니스는 꼭 '고객의 불편'에서 시작되어야 할까?
스타트업 강의에서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라"고 배웠지만, 모든 비즈니스가 불편에서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핵심은 불편이 아니라, '비즈니스화할 수 있는 문제'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유사 서비스가 이미 있다면? 차별화로 승부하기
유사 서비스가 있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유사 서비스의 존재는 '시장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핵심은 같은 시장에서 다른 가치를 제안하는 것입니다.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면 창업에서 불리한 건가요?
서카포가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다 잘 되는 건 아닙니다. 학벌의 이점은 '시작'에 있고, 성공의 이점은 '실행'에 있습니다.